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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비복(2) 21(제2권 完). 군신(軍神) 이순신(李舜臣)의 계엄(戒嚴).
23/10/26 16:32:37 金 鍾國 조회 422
 
21(제2권 完). 군신(軍神) 이순신(李舜臣)의 계엄(戒嚴).
統制在軍 晝夜戒嚴 未嘗解甲.
在見乃梁 與賊相持 諸船已下碇. 夜月色明甚 統制帶甲枕鼓而臥 忽起坐呼左右 取燒酒來飮一杯. 悉呼諸將至前 語之曰「今夜月甚明 賊多詐謀 無月時固當襲我 月明亦應來襲 警備不可不嚴.」遂吹令角 令諸船皆擧碇,
又傳令斥候船 候卒方熟唾 喚起待變.
久之 斥候奔吿賊來. 時月掛西山 山影倒海 半邊微陰 賊船無數從陰黑中來 將近我船.
於是 中軍放大砲呐喊*1) 諸船皆應之. 賊知有備 一時放鳥銃 聲震海中 飛丸落於水中者如雨. 遂不敢犯退走.
諸將以爲神.

제사(統制使) 이순신(李舜臣)이 군중에 있을 때는 밤낮으로 경계를 엄중히 하여 일찍이 갑옷을 벗는 일이 없었다. 견내량(見乃梁)에서 왜적(倭敵)과 서로 대치하고 있을 때였다. 여러 배들이 이미 닻을 내리고 있었는데 밤에 달빛이 매우 밝았다. 통제사[이순신]는 갑옷을 입은 채로 북[鼓]을 베고 누웠다가 갑자기 일어나 앉아서 좌우를 불러 소주(燒酒)를 가져오게 하여 한 잔을 마시고 여러 장수를 모두 불러 앞으로 오게 한 다음에 그들에게 말하기를, "오늘 밤에는 달이 아주 밝구나. 倭敵들은 간사한 꾀가 많은지라, 달이 없는 때는 꼭 우리를 습격하여 왔지만 달이 밝은 때도 역시 꼭 와서 습격할 것 같으니 경비를 엄중히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고는, 드디어 나괄[角]을 불게 하여 여러 배들로 하여금 다 닻을 올리게 하였다.

또 척후선(斥候船)에게 전령을 하여 보니 척후하는 군졸이 마침 잠자고 있으므로 불러일으켜 변고에 대비하게 하였다. 그런데 얼마 뒤에 척후가 달려와서 倭敵들이 쳐들어온다고 보고하였다. 이때는 달이 서산(西山)에 걸려 있고, 산의 그림자가 바닷속에 거꾸로 기울어져 바다의 반쪽은 어슴프레 그늘져 있었는데, 倭敵의 배들이 헤아릴 수도 없이 그 그늘의 어둠 속으로부터 몰려와서 장차 우리 배에 접근하려 하였다. 이러한 때 우리 중군(中軍)이 대포(大砲)를 쏘면서 고함을 지르니 여러 배에서도 다 이에 호응을 하였다. 그러자 倭敵들은 우리가 경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시에 조총(鳥銃)을 쏘니 그 소리가 바다를 진동하고 날아오는 총알이 물속에 떨어지는 것이 비 쏟아지듯 하였다. 그러자 倭敵들은 드디어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물러서서 달아나 버리고 말았다.
이때 여러 장수들은 통제사[이순신]를 귀신[神]과 같은 장군이라고 생각하였다.
*1)납함(呐喊) : 여러 사람이 일제히 큰소리를 지름.

녹후잡기(錄後雜記)
1. 임진왜란(壬辰倭亂)의 조짐(兆朕).
戊寅秋 長星竟天 狀如白練 自西向東 數月而滅.
戊子間 漢江三日赤.
辛卯 竹山大平院後 有石自起立. 通津縣 僵*8)柳復*9)起 民問訛言將遷都.
又東海魚産於西海 漸至漢江.
海州素産靑魚 近十餘年絶不産 移産於遼海 遼東人謂之新魚.
又遼東八站居民 一日無故相驚曰「有寇從朝鮮至 朝鮮王子十亭轎子到鴨綠江.」傳相告語 老弱登山 數日乃定.
又我國使臣 自北京還 宿金石山河姓人家 其主人言「有朝鮮譯官語我云 "爾有三年酒⋅五年酒 毋惜爲樂 不久兵至 爾輩雖有酒 誰其飲之?" 以此遼人 疑朝鮮有異志 多驚惑云.」
使臣歸 啓其事 朝廷以譯官必有造言生事 誣陷本國者 逮捕數人 鞫於仁政殿 用壓膝火刑 皆不服而死.
此辛卯年間事 明年 遂有倭變. 是知大亂將生 人雖未覺 而形於兆朕 不一其端 至於白虹貫日 太白經天 無歲無之 人視爲常事.
又都城內常有黑氣 非烟非霧 盤地接天 如此幾十餘年. 其他變怪 難以殫記 天之吿人 可謂深切 而特人不能察耳.

무인년[宣祖 11年,1578] 가을에 장성(長星)*1)이 하늘에 뻗쳤는데, 그 모양이 횐 비단을 편 것처럼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향하여 돌아 다니다가 몇 달 만에야 없어졌다. 무자년[宣祖 21年,1588] 무렵에는 한강(漢江)의 물이 3일 동안이나 붉었다. 신묘년[宣祖 24年,1591]에는 죽산(竹山) 태평원(太平院) 뒤에 있는 한 돌[石]이 저절로 일어섰다. 이때 통진현(通津縣)*2)에서는 쓰러져 있던 버드나무가 다시 일어났는데,민간(民間)에서는 거짓말이 돌기를 '장차 도읍(都邑)을 옮길 것이다.'고들 하였다. 또 동해(東海)에서 나던 물고기가 서해(西海)에서 나더니, 고기가 점점 한강(漢江)에까지 이르렀다.

해주(海州)에서 본래 생산되던 청어(靑魚)가 근 10년 동안이나 전혀 생산되지 않다가 옮겨가 요동바다[遼海]에서 생산되었는데, 요동(遼東) 사람들은 이를 신어(新魚)라고 불렀다. 또 요동팔참(遼東八站)에 사는 백성들이 하루는 까닭이 없이 서로 놀라며 말하기를, "도둑들이 조선(朝鮮)으로부터 들어오고, 조선왕자(朝鮮王子)의 십정교자(十亭轎子)*3)가 압록강(鴨綠江)에 이르렀다." 하고 전하여 서로 알려 말하니, 늙은이와 어린이는 산으로 올라가는 등 요란하다가 며칠 만에야 안정되었다. 또 우리나라 사신이 북경(北京)으로부터 돌아오다가 금석산(金石山)의 하(河)씨 성을 가진 사람의 집에서 자는데, 그 집의 주인이 말하기를, "한 朝鮮 통역관이 나를 보고 하는 말이 '너희 집에 3년 된 술과 5년 된 술이 있다는데 아끼지 말고 마시며 즐겁게 놀아라.

오래지 않아서 군사들이 쳐들어올 것이니, 너희들은 비록 술이 있더라도 누가 그것을 마시겠는가?' 하였습니다. 이로 해서 요동 사람들은 朝鮮이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심하여 많이 놀라고 의혹하고 있습니다." 하였다. 사신이 돌아와서 그런 사실을 아뢰니, 조정에서는 통역관이 반드시 말을 만들어 가지고 일을 생기게 하여 본국(本國)을 무함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해서 몇 사람을 체포하여 인정전(仁政殿)*4)의 뜰에서 국문[鞫]하고, 압슬화형(壓膝火刑)*5)을 행했으나 다 불복(不服)하고 죽었다. 이런 것은 신묘년 무렵의 일이었다.
그 다음 해(1592)에 드디어 왜변(倭變)*6)이 일어났는데, 이것으로 큰 난리가 발생하려 할 때 사람들은 비록 이를 깨닫지 못하더라도 이상한 조짐(兆朕)을 나타냄이 그 한가지가 아님을 알았다.

더구나 횐 무지개가 해를 꿰뚫고,태백성(太白星)*7)이 하늘에 뻗치는 이런 일이 없는 해가 없었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도 보통 일로 여겨 왔다. 또 도성(都城) 안에는 항상 검은 기운이 있었는데, 이는 연기도 아니고 안개도 아니면서 땅에 서리어 하늘까지 닿았으며 이와 같은 것이 거의 10여 년이나 되었다. 그 밖의 변괴는 다 기록하기 어려운데, 이는 하늘이 사람에게 알리는 바가 심히 간절하다고 말하겠 으나, 다만 사람이 능히 이를 살피지 못할 뿐이라고 하겠다.
*1)장성(長星) : 혜성(彗星)을 말하는데, 이 별이 나타나면 병란(兵亂 : 전쟁)이 일어난다고 전해짐.

*2)통진현(通津縣) : 강화도(江華島) 맞은 편에 있던 현(縣).
*3)십정교자(十亭轎子) : 가마의 일종.
*4)인정전(仁政殿) : 조선조 때의 정청(政廳). 어진 정사[仁政]를 베푸는 궁전이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
*5.)압슬화형(壓膝火刑) : 죄인을 고문할 때 행하는 형벌. 압슬(壓膝)은 널판자로 무릎을 짓누르는 것이고, 화형(火刑)은 불로 지지는 것임.

*6)왜변(倭變) : 왜적(倭敵)의 침구로 인한 변란, 곧 임진왜란(壬辰倭亂)을 말함.
*7)태백성(太白星) : 금성(金星)을 말함.
*8)강(僵) : 쓰러질 강. 쓰러지다.
*9)부(復) : 다시 부. 다시 또 하다. 돌아올 복. 처음 있던 곳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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