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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孔子時代 (5)
23/04/02 07:35:29 김종국 조회 1667
제36장 공자시대(孔子時代)(5)
아무리 해도 공자(孔子)를 만날 수 없자 양호(陽虎)는 한 꾀를 내었다.
돼지 한 마리를 삶아서 공자의 집으로 보냈다. 당시 관례로는 선물을 받으면 몸소 상대의 집에 가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도리였다. 양호는 그때를 노려 공자를 설득할 작정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공자도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제자 한 사람을 불러 말했다.
"양호가 나를 꾀려고 돼지를 보냈구나. 선물을 받은 이상 그에게 가서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너는 양호의 집 문 앞에 숨어 있다가 그가 외출하거든 내 명자(名刺)를 그 집 문 안에 집어넣고 오라."
명자란 오늘날의 명함과 같다.
제자는 공자가 시키는 대로 양호의 집으로 달려가 그가 없을 때 대문을 두드려 명자를 전해주고 왔다. 이리하여 끝내 양호는 공자를 끌어들이지 못했고, 공자는 양호의 유혹을 물리쳤다.
공자는 양호가 머지않아 난을 일으킬 것임을 예감했다.
자신의 제자라 할 수 있는 맹손무기(孟孫無忌)를 불러 은밀히 암시했다.
"아무래도 조만간 난리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미리 대책을 강구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공자의 이 같은 말에 맹손무기도 대뜸 '양호의 난'을 짐작했다.
그는 곡부성(曲阜城) 남문 밖에다 집을 짓는다는 핑계를 대고 좋은 재목을 골라 넓은 목장을 만들었다.
그런 후에 씩씩한 장정 3백 명을 뽑아 목장을 지키게 했다. 또한 그는 공렴처보(公斂處父)에게 사람을 보내어 지시했다.
"군사들을 완전 무장시키고 대기하라. 내가 기별하거든 즉시 군사를 거느리고 달려와 나를 도우라."
기원전 502년(노정공 8년) 10월.
마침내 양호는 삼환(三桓)을 제거하고 자신이 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음모를 실행에 옮겼다. 그의 계획이란 이런 것이었다.
'계손사(季孫斯)를 죽이고 그 동생 계오(季寤)로 계손씨(季孫氏)의 당주가 되게 하고, 숙손주구(叔孫州仇)를 죽여 그 서자 숙손첩(叔孫輒)을 숙손씨의 당주에 오르게 하고, 맹손무기를 죽여 내가 맹손씨(孟孫氏)를 장악하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강적인 계손사부터 없애야 했다.
매년 10월이면 노(魯)나라 공실(公室)에서는 체제(禘祭)를 올린다.
체제란 나라의 큰 행사로 종묘(宗廟)에서 지내는 제례를 말한다. 魯나라 재상(宰相)인 계손사는 체제를 준비하고 주관한다. 무척 힘들고 바쁜일인지라 체제가 끝난 후에는 연회를 베풀어 수고한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다.
양호는 바로 이 위로연을 이용하기로 했다.
계손사를 찾아가 말했다.
"체제가 끝난 다음날 제가 주인을 위해 포포(蒲圃)에서 연회를 준비하겠습니다. 꼭 참석해주십시오."
포포는 곡부성 동문 밖에 있는 농원으로 계손사의 소유지였다.
평소 양호가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계손사는 별 의심 없이 양호의 초청을 승낙했다.
그런데 양호가 계손사를 위해 연회를 주관한다는 소문을 듣고 의심을 일으킨 사람이 있었다. 바로 공자로부터 주의를 들은 맹손무기였다.
'어쩐지 수상하다.'
맹손무기는 위험을 직감하고 자신의 식읍(食邑)인 성읍 관리자 공렴처보에게 편지를 내었다.
<체제(禘祭) 다음날 정오까지 군사 일대를 거느리고 남문 밖 농장으로 달려오라. 오는 도중 수상한 사태가 벌어지면 임의로 행동해도 무방하다.>
종묘 제사는 무사히 끝났다.
그 다음날이었다.
애초의 계획대로 양호는 계손사를 데리러 그의 집으로 갔다. 계손사는 포포로 나가기 위해 수레에 올랐다.
양호가 먼저 출발했고, 그 뒤로 계손사의 수레가 양호의 사촌동생 양월(陽越)의 호위를 받으며 따랐다. 그런데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계손사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자신의 수레를 호위하는 자들이 사뭇 긴장하고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마치 싸움터에라도 나가는 듯한 비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상하군.'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다 다를까. 모두가 양호의 친인척들뿐이었다. 다만 수레를 모는 임초(林楚)만이 자신의 심복 부하였다.
그제야 속으로 아차, 한 계손사는 어자(御者) 임초를 향해 조그만 목소리로 속삭였다.
"임초야, 너는 동문으로 수레를 모는 척하다가 능히 남문 밖 맹손씨의 목장으로 달려갈 수 있겠느냐?"
임초도 호위병사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는 계손사의 뜻을 알아차리고 슬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수레가 큰 거리로 나섰다.
동문과 남문으로 갈라지는 길목에 들어섰을 때였다.
별안간 임초가 말머리를 남쪽으로 돌리며 채찍을 들어 말등을 후려쳤다. 놀란 말들은 크게 울부짖으며 수레를 이끌고 남문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놀란 것은 뒤따라오던 호위 책임자 양월이었다.
그는 갑자기 계손사의 수레가 남문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멈춰라. 수레를 멈춰라!"
임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더욱 세차게 채찍을 휘둘렀다.
그제야 계손사가 일부러 달아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양월은 미친듯이 뒤쫓아가며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계손사의 수레가 어찌나 빠르게 달아나는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다.
계손사의 수레가 남문을 빠져나가 맹손무기의 목장 안으로 뛰어드는 데 성공했다. 계손사는 맹손무기의 방으로 뛰어들어가며 숨이 턱에 차도록 외쳐댔다.
"맹손은 나를 도와주시오. 나는 지금 쫓기고 있소."
이미 모든 것을 예감하고 있었던 맹손무기는 곧 목장의 장사 3백 명을 담장 밑에 매복시켰다. 조금 지나자 과연 양월이 부하들을 거느리고 목장을 습격해왔다.
맹손무기는 그들이 가까이 접근하기를 기다렸다가 30여 보쯤에 이르렀을 때 장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활을 쏘라!"
수백 대의 화살이 양월을 향해 날아갔다.
멋모르고 선두에 서서 목장을 향해 달려오던 양월은 눈 깜짝할 사이 고슴도치가 되어 수레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 부하들도 반 이상이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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